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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 with device

블럭으로 만나는 이지즈 구축함 DDG-83 하워드

 

안녕하세요,

현실 밀덕의 작은 행복, 밀리터리 미니어처 메니아 3M입니다!

오늘은 미 해군의 상징 같은 구축함, 알레이버크(Arleigh Burke)급을 블럭으로 만나봤습니다. 모델명은 DDG-83 HOWARD. 실제 함번호와 이름까지 딱 맞춘, 나름 정성 들어간 키트인데요조립하면서 느꼈던 장단점을 솔직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전체적인 인상: “그럴싸한데, 뭔가 아쉽다?”

먼저 전체적인 실루엣을 보면, 알레이버크급이네?” 하는 느낌은 확실히 듭니다.

전반적인 외형 밸런스나 무장 배치, 전탑의 배치 등은 실제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의 분위기를 제법 잘 살리고 있어요.

특히 중앙부의 이지스 레이더가 장착된 함교 구조는 시각적으로도 중심을 잡아주고 있고, 뒤편의 마스트 역시 다양한 장비들이 밀집되어 있어 실제 전투함의 복잡한 구조를 연상시킵니다.

 또한, 함미의 헬기 착륙장 표현은 이 모델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을 만큼 인상적인 디테일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비율과 디테일 측면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바로 SPY-1 레이더의 표현입니다.

실제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의 SPY-1 레이더는 거대한 방패처럼 전면부에 넓게 설치되어 있으며, 이지스 시스템의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 장비입니다.

 따라서 모형화할 때는 그 상징성과 존재감을 살리기 위해 적어도 넓은 평면 혹은 육각형 형태로 면적이 강조되어야 하는데, 이 블럭에서는 그 부분이 너무 축소되어 표현되었습니다.

그 결과, 레이더의 존재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있긴 한데, 어딨지?’ 하는 느낌이 들죠. 이지스함의 핵심 아이덴티티가 다소 흐려지는 지점이라, 이 부분은 프라모델이나 고급 모형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아쉬움이 남습니다.

물론 블럭이라는 표현 매체의 특성상 정밀한 각도와 곡면 표현이 어려운 점은 이해하지만, SPY-1만큼은 조금 더 존재감 있게 만들어졌다면 전체적인 완성도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함수와 함미: 작지만 알찼다

 

함수에는 작지만 존재감 있는 5인치 주포가 탑재되어 있으며, 그 뒤편에는 미니멀한 형태로 펠링스를 표현한 작은 돌출 구조물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펠링스 CIWS는 실제로는 매우 위협적인 외형을 갖춘 근접 방어 시스템으로, 둥글고 묵직한 포탑 형태와 빠른 회전기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요소인데, 이 블럭 모델에서는 크기와 디테일 면에서 그 위압감은 많이 축소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함수 무장 구성을 고려했을 때, 펠링스를 전혀 생략하지 않고 작더라도 표현하려 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작은 스케일 안에서도 그 위치나 역할을 고려하여 배치된 점은 설계자의 고민이 엿보입니다.

물론 블럭이라는 표현의 한계상 디테일은 생략될 수밖에 없지만, 이 정도 표현도 충분히 의도는 전달된다고 생각됩니다.

함미 쪽의 헬기 착륙장 표현은 전체 모델 중 가장 인상 깊은 부분 중 하나였습니다.

착륙장 중심의 유도선을  잘 표현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투명 부품을 활용한 추락 방지용 난간 표현입니다.

일반적으로 이 부분은 투명하지 않은 회색 또는 검정색 부품으로 표현될 경우, 마치 철창처럼 보여 스케일 대비 이질감을 줄 수 있는데요, 이 모델은 과감하게 투명 브릭을 사용해 시각적 개방감을 살리면서도 구조물을 표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는 작은 디테일 하나로 완성도를 크게 끌어올린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추락 방지 레일은 실제 구축함의 함미에서 항공작전 시 안전을 위해 필수적인 장치이기도 하므로, 이를 블럭 형태로 정직하게 표현한 점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기능적 디테일로도 의미가 큽니다. “있는 듯 없는 듯절묘하게 녹아든 이 부분 덕분에 모델 전체의 퀄리티가 한층 올라간 느낌입니다.

 

함교와 센서들: 섬세함과 두꺼움 사이

 

중앙 함교는 이지스함의 두뇌에 해당하는 핵심 구역답게, 다양한 센서, 레이더, 통신 장비들이 블럭 형태로 충실히 구현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인 구성이나 레이아웃은 실제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의 복잡한 전탑 구조를 축소 스케일 안에서 꽤 설득력 있게 옮겨온 모습이에요.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함교 상부에 위치한 흰색 안테나 및 레이돔의 배열입니다. 크기나 간격, 방향 등이 비교적 실제 구축함의 배치를 고려한 듯 구성되어 있어, “이거 왠지 실제랑 꽤 비슷한데?”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디테일을 살리려는 시도가 엿보입니다.

단순히 블럭을 쌓아올린 게 아니라, 의도적으로 각 부품의 역할을 반영하려 노력한 흔적이 느껴져요.

하지만 디테일이 빛나는 만큼, 일부 표현에는 블럭 매체의 한계가 명확하게 드러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중앙 마스트 위쪽의 굵은 안테나입니다.

현실의 안테나는 매우 가늘고 길게 뻗어 있어 시각적으로도 공기 역학적이며 경쾌한 인상을 주지만, 이 블럭 모델에서는 한 손에 쥘 수 있을 만큼의 두께로 표현되어 다소 투박한 인상을 줍니다. 마치 이건 안테나라기보단 단단한 몽둥이 아닌가요?” 싶을 정도로 묵직한 모습인데요

물론, 블럭이라는 특성상 너무 가늘게 만들 경우 조립 강도와 구조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 이상 얇게 만들기 어려웠을 거란 점은 충분히 감안할 수 있습니다. 마치 블럭이 말하는 듯합니다.

말라깽이 안테나는 블럭이 싫어해요~ 두껍고 튼튼하게 만들어야 해요!”

이런 식의 어쩔 수 없는 양보는, 블럭 모형만의 매력과도 연결되죠. 그래서 실제와는 조금 다르지만, 다름을 이해하고 즐기는 재미도 있는 것 같습니다.

 

스티커와 전시 스탠드: 단가의 현실

이 모델에서 아쉬운 점 중 하나는 디테일 표현 대부분이 프린팅이 아닌 스티커라는 점입니다. 창문, , 통신 장비 표시, 함 번호(83), 다양한 패널 라인 등 거의 모든 시각적 정보가 스티커로 구현되어 있어요. 겉보기에는 나름 깔끔해 보이지만, 조립할 때 스티커를 정확히 맞춰 붙이기가 꽤 까다롭습니다. 손 떨리는 날엔 살짝 비뚤어지는 것도 다반사죠

게다가 시간이 지나면 스티커는 점점 모서리부터 말리거나 떨어질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전시나 보관을 생각한다면 내구성 면에서 다소 불안한 부분이 있습니다. 반면 프린팅 블럭은 반영구적이라 이와 같은 걱정이 거의 없죠.

물론! 전용 프린팅 블럭을 다수 사용하는 순간, 제품 단가는 급상승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비주류 밀리터리 테마 블럭에서는 수요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제조사 입장에서는 프린팅보다는 스티커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제약이 있겠죠. 이 부분은 다소 아쉽지만,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요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시 스탠드에 큼직하게 USS ARLEIGH BURKE-CLASS DESTROYER DDG-83 HOWARD 라고 표기된 그 스티커 하나는 정말 마음에 듭니다. 단순한 명패지만, 블럭으로 재현된 이 함선이 어떤 클래스를 상징하고 어떤 실함을 기반으로 했는지를 명확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이 작은 조각 하나가 모델의 정체성을 완성해 주는 느낌이에요.

이런 걸 보면, 블럭계에도 은근히 작명 센스가 살아 있구나 싶고요정체성에 대한 리스펙트, 칭찬합니다!

 

함수의 헐 표현: 의외의 고퀄?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꽤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바로 함수 아래쪽, 즉 물 밑에 해당하는 선체()의 표현입니다. 보통 군함이나 구축함의 경우, 함수는 유선형으로 매끄럽고 날렵하게 뻗어나가는 뾰족한 실루엣이 핵심인데요,

이 블럭 모델에서는 그 뾰족함보다는 다소 둥글고 뭉툭한 곡선형으로 처리되어 있습니다.

처음엔 , 이거 너무 무딘데?” 싶을 수도 있지만, 막상 전시용으로 놓고 보면 이 선택이 상당히 현명했다는 걸 느낄 수 있어요.

일단 뭉툭한 구조 덕분에 전시 안정감이 훨씬 좋습니다. 기울어지거나 넘어갈 염려가 적고, 하단에 장착된 받침대와의 균형도 안정적으로 유지됩니다.

또한 이 둥근 곡선 덕분에 블럭 전체에서 일정한 중량감과 육중한 존재감이 살아나는 느낌이에요. 날렵한 모양보다 실제 전투함이 갖는 무게감이 더 잘 드러난달까요?

구조적으로도 이 방식은 합리적입니다. 뾰족하게 표현하려 할 경우 블럭의 연결이 불안정해질 수 있는데, 둥글게 처리하면 부품 간 맞물림이 단단해져 조립 과정에서의 난이도도 낮아지고 내구성도 좋아지거든요. , 조립 편의성, 구조적 안정성, 전시 적합성까지 모두 고려한 꽤 이상적인 타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실제 군함의 실루엣과는 다를 수 있지만, 블럭 모델이라는 매체에서 보여줄 수 있는 표현 중에서는 충분히 납득 가는 선택이었고, 오히려 이 부분에서 모델 전체가완성된 느낌을 주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마무리하며

전체적으로 보면, 이 블럭 모델은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이 가진 상징적인 실루엣과 무장 구성, 구조적 특징을 블럭식으로 정직하게 재해석한 제품입니다.

물론 실제 군함처럼 정밀하게 재현된 스케일 모델은 아니지만, 각 요소를 축소하면서도 "무엇을 표현할 것인가"에 대한 설계자의 고민과 의도가 곳곳에서 느껴져요.

 

특히 이 제품은 단순히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이라고 뭉뚱그려 놓은 것이 아니라, 미 해군 실함인 "DDG-83 USS HOWARD"라는 네임드 함정을 정확히 지정하고, 그 함번호와 명패까지도 모형에 포함시킨 점은 꽤 의미가 큽니다.

밀리터리 모델링에서는 실제 실존 함정이라는 점만으로도 수집 가치는 한층 높아지니까요. 단지 유사한 스타일이 아닌, 실제 해군 역사에 존재하는 함선을 모티브로 했다는 점은 이 블럭을 단순한 완구 이상의 소장형 디스플레이 아이템으로 끌어올려 줍니다.

결국 이 제품은, 블럭이라는 매체가 가진 표현의 제약 속에서도 군함의 힘과 디테일을 어디까지 담아낼 수 있는지에 대한 정직한 도전입니다. 밀덕, 조립러, 블럭 마니아, 그리고 미니어처 수집가라면 한 번쯤은 꼭 도전해볼 만한 모델이에요. 단점도 있지만, 그만큼 즐거운 해석의 여지도 많은 제품이죠.

그럼, 다음 리뷰에서 또 만나요!

이상, 밀리터리 미니어처 메니아 3M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