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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와 쓰기

[리뷰]명탐정 코난:은빛 날개의 마술사 - 추리극이지만... 우연과 과장에 의존한.. 하지만 흥겹고 재미있는...

 


명탐정 코난 : 은빛 날개의 마술사 (2013)

Detective Conan : Magician of the Silver Key 
8.4
감독
야마모토 야스이치로
출연
김선혜, 강수진, 이현진, 이정구, 타카야마 미나미
정보
애니메이션, 미스터리, 범죄 | 일본 | 107 분 | 2013-01-24
글쓴이 평점  

언제나 애니메이션 극장판이 개봉되면, 우선 순위를 높여서 보려고 노력한다.

 

 이전에 수준 낮은 애니메이션이 어린이 들에게나 어필하던 시대를 살던 어머니, 아버시 세대, 그리고 심지어는 우리 동시대 세대까지도 내가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으면 애들이나 하는 일을 한다는 식의 눈빛으로 바라 보는 것이 여전히 편하지는 않지만, 이 역시도 문화고, 영화의 한 장르임이 분명하기에, 내가 즐기는 문화로서 손색이 없다 해야 할 것이다.

 

 영화는 언제나 처럼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된다.

 괴도 키드와 시작된 인연은 점보 여객기 상에서의 두뇌 싸움으로 연결되고, 언제나 처럼 살인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기대한 만큼의 추리와 두뇌 싸움, 그리고, 화면의 주 앵글을 차지하던 반지가 갑자기 존재감을 잃는 반전이 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 더 심각하지도, 더 논리적인 추리는 없다. 늘 코난을 보면서, 청소년을 주 고객으로 한 영화라는 느낌은 용의자 X 의 헌신 같은 완벽한 논리에 기반한 반전이 없다는 것을 보면서 느끼게 된다. 그 한계가 어쩌면 코난이라는, 또는 재패니메이션이라는 매체에 대한 팬으로서 참아줄 수 있는 사람들만이 어른이 되어서도 볼 수 있는 팬들로 한정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 청소년, 어린이를 타겟으로 하면서도 그 정도의 논리성을 유지하는 것도 감독과 원작자의 대단한 역량이라는 생각이 든다.

 

 깨끗한 화면, 컴퓨터 그래픽과 잘 어울리는 무빙 앵글, 어색하지 않은 등장 인물의 소개 등은 영화의 흐름을 끊지 않고 관객에게 필요한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해는 힘이 있었다.

 하지만, 몇몇 논리적 오류는 성인 팬들을 참기 힘들게 하는 요소이지 않을까 한다.

 

 하나, 고속으로 운행하는 제트 여객기에서 뛰어내리면 사람이 갈갈이 찢긴다. 순련된 인원이 장비를 갖추고 뛰어내리는 것이 아니라,  하얀 정장에 망또라면 더더욱 그렇다.

 둘, 전철 천정에 착륙하는 것도 어렵지만... 전철 위에는 전선이 있어야 하지 않나? 일본 전철은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는지도 모르겠다만... 아시는 분은 댓글을...

 셋, 전철이 역을 서지 않고 고속으로 달리는데... 행글라이더를 매달고 똑바로 서 있을 수 있다?

 

 더 파고 들어가려면 끝이 없지만, 이 영화는 심각한 블록 버스터 추리 드라마가 아니라, 청소년을 겨냥한 에니메이션이다. 논리적 선후 관계는 조금 접어 두고 화면과 선명한 색상을 즐기자. 그 하나만으로 가치가 있다.

 

화면이나 구성력은 좋았지만, 거대한 동체의 비행기 안에서의 묘사에 치중되는 바람에 이전에 열한번째 스트라이커에 비해서는 조금 화면의 역동성은 떨어지는 느낌이 있었다. (내 경우에는 에니메이션의 경우 극의 전개가 화면의 역동성에 많은 영향을 받는 편이다.) 점보 여객기의 묘사와 이착륙에 많은 노력을 투입했지만, 여전히 개개의 개체가 상대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에 비해 화면상의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추가적으로,

 영화가 마치고, 엘레베이터 안에서 여태 나온 극장판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고등학생들쯤 되어 보이는 두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름 하나의 컨텐츠를 유료로 꾸준히 보며, 그 내용과 질에 대해 토론하는 저변이 만들어 지는 느낌을 받았다.

 불법 다운로드, 컨탠츠는 공짜 라는 생각이 지배한다고 생각하는 한국의 문화 시장에서 느껴 보지 못한 느낌이었다. 재패니메이션이면 어떻고, 팝송이면 어떠랴? 문화 컨탠츠를 돈을 주고 산다는 생각이 지배하게 되면, 희망은 있다. 우리도 문화 컨탠츠에 대한 내수 시장이 생기면, 한류로서 또 다른 가능성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